비전공자 美 디자인 유학

(MFA과정) 비전공자 디자인대학원 포트폴리오 쓰는법

OHEL 2020. 5. 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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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에 설탕으로 만든 작품인 'Analgesic' 일부

 

이번 포스팅에서는 비전공자가 가장 막막한 부분이자 어찌보면 디자인유학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포트폴리오 작성하는 법을 온전히 제가 듣고 보고 했던 저의 경험 위주로 포스팅합니다.

 

1. 포트폴리오를 쓰는 목적

- 이전 글에서도 말씀 드렸다시피, MFA과정에서는 포트폴리오가 첫 관문이며, 내가 석사 과정을 잘 끝낼 수 있는 정도의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계입니다. 그래서 아래 사항을 목적으로 두어야합니다.

포트폴리오의 목적은 시각적인 작품을 보여주는 겁니다
이력서(resume), 에세이(essay, SOP-Statement of Purpose)로는 도저히 보여줄 수 없는 시각적인 자료 (그림, 영상, 제품디자인 목업, 설치작업 등) 만이 포함되어 있어야합니다. 텍스트로 충분히 표현되는 것들은 넣지 말아주세요.
(예: 수상경력, 마케팅 이력, 네이밍공모전 등은 시각적인 부분이 없는 이력은 이력서로 이동해 줍니다.)

전문성, 잠재력이 큰 작품 위주로 보여줍니다.
동아리/행사 포스터 만들었던 것, 내가 그린 우리 부서 마스코트, 아이디어스케치에서 끝난 어떤 아이디어, 출판 안된 웹툰, 캐릭터 그냥 연필로 슥삭 그린거 이런것들은 웬만한 퀄리티가 아닌 이상은 안 넣는 게 좋습니다. (저도 넣어도 되는 줄 알았는데, 아트필 학원 가서 대표님 및 선생님 상담 받아보고 전부 퇴짜맞았습니다. ^_^;; 하하)

그런데 예외는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소 미적인 퀄리티가 떨어지더라도 본인이 올린 웹툰이 인스타/페북 누적 조회수 1000만회 이상이거나 네이버,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공식 웹툰으로 게재되거나 책으로 나왔으면 포트폴리오에 몇개 맛뵈기로 넣고, 본인 웹사이트나 이력서에 조회수라든지 해당사항을 적어 주는 게 좋습니다. 또한, 본인이 뭐 끄적거려서 캐릭터공모전에 냈는데 수상도 받고 브랜드에서 최종적으로 그걸 채택했으면 그런 거는 넣어주셔도 됩니다. ^_^ 아이디어성인걸 다 빼라는 게 아니죠. 쩌는거는 넣어야죠.

 

2. 포트폴리오의 흐름잡기

이건 사람마다 달라서 뭐라고 말씀드리긴 어렵고, 처음부터 이 주제를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작품을 이것저것 여러개 많이 해본 다음에 공통되는 부분으로 잡아서 흐름을 나중에 편집을 해서 맞추는 게 좋습니다. 솔직히, 말로만 하면 쉽게 들리는데, 본인 스스로하긴 쉽지 않고 객관성도 많이 떨어질 수 있으니 유학미술 전문학원에서 상담을 받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대주제가 "인간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찰과 해결책"이 주제였던 거 같습니다.

(1) 인간이 인식하는 행위의 한계, 그것의 아름다움 - 디지털 프린트 콜라주 및 오브제 2건

 

(2) 인간의 한계, 디지털문화, 그것으로 생겨나는 문제인식 - 순수미술 회화 2편 (시리즈로)


(3)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 및 돌파의 방법 고찰 - 디바이스 컨셉디자인 및 회사 다니면서 쓴 인터랙션 디자인 특허 2건

이렇게 되더군요. 내가 저런 주제에 깊이 관심이 있구나 하는 것은 저 작품을 다 하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들이었습니다.
처음부터 멋지게 (?) 주제 잡으려고 하지 마시고, 관심있는걸로 작품을 해 본 다음에 저런 테마로 꾸미시는 게 좋습니다.

순서 잡는 원칙으로는 아래 2가지 추천드립니다:

(1) "잘한 것으로 시작 --> 좀 용서가 되는 것들 넣기 --> 마지막 빵! 잘한거"
(2) "잘한 것으로 시작--> 실험적인거--> 좀 실용적인, 직업 상에서 했던 것들로 끝을 낸다" (저는 잘한게 몇 개 없어서 이 트랙으로 갔죠)

 

3. 포트폴리오 작업하기

아니 저걸 언제 다 했냐구요? 저도 주말마다 피곤해 죽겠는데 어떻게 했나 모르겠습니다. 근데 돌아보면 지금 "아... ~했어야했어!" 라는 것들이 몇가지 있어서, 그걸 추천드려요.

(1) 시간을 낸다. 쥐어 짜서 낸다. 다작은 필수.
저는 IT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이었습니다. 당연히 시간이 너무 없죠... 일단 학원에 돈을 많이 내놨습니다. 돈 아까워서라도 압구정까지 갈 수 있도록요. 그리고 나서 그냥 쥐어 짰습니다. 처음 몇달간은 평일에 월수금 갔습니다. 일이 별로 없을때인데도 죽을거같더군요. 그래서 주말에만 등록해서 계속해서 6개월~1년 동안 무겁게 맥북프로 하나 들고 학원 다니면서 작품 미친듯이 검색해 보고, 질문도 많이 하고, 아이디어 많이 까여서 언제는 2주 연속 아이디어만 찾고.... 참으로 뻘짓 많이했죠. 그렇지만 그렇게라도 커피 들이붓고 시간을 내니 마지막에 포트폴리오를 겨우겨우 할 수준은 되었습니다.

너무 피곤하고 몸아프다면서 (그땐 진짜 죽는줄 알았었는데...ㅎㅎ) 중간에 학원도 참 많이 빠지고 게을렀던게 나중가서는 후회가 되더군요. 겨우겨우 약 7건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나중에 돌아보면 쓸만한 작품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저보다 더 많은 작품을 하시기를 추천합니다.

(2) 학원은 무조건 다녀야함. 꾸준히...
직장인이시고, 혹은 학생이시고 비전공자이시면 무조건 학원 추천합니다. 저는 검색해서 맨 처음 나오고, 제일 오래 하고 제일 큰거같은데를 골라서 다녔어요. (압구정소재 아트필. 저는 학부도 유학나왔는데, SAT학원 다닐때도 그렇고 압구정에 있는 학원들은 정말 퀄리티높고 괜찮은 곳이 많습니다. 비싸서 그렇지...ㅎㅎ)

그러면서 본 게,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이 꽤 된다는겁니다.

이름모를 고등학생들 미국에 미대 준비하고 싶어했다가 어느날부터 안보이다 그만 두고, 홍대에서 조소 전공하여 판교에서 직장 다니던사람 1개월만에 그만뒀고, 어떤 계원예고 미술 나온 학생 표현이면 됐지 아이디어 강조하는게 맘에 안든다며 그만뒀고... 제가 약 1년 반 동안 다니면서 본 것만 한 5~6명은 됩니다. 비전공자일수록 학원의 도움은 필수적이므로, 가끔 간섭같기도 하고, 이게 맞나 싶어도 어디라도 등록해서 꾸준히 다니면서 작품 만들고 남들이 하는 것도 보고 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게다가, 어떤 작품들은 집에 신문지깔아놓고 하기는 좀 벅찹니다. 스프레이도 뿌려야 하고, 재료도 갈아서 써야 하고... 작업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학원다니면 누가 버려놓은 준비물도 주워다가 쓸 데도 있고, 작품사진 찍을 곳 따로 안알아봐도 되고, 좋은 점이 많죠.

돈을 아예 안들이고 비전공자가 꾸준히 준비해서 좋은 학교를 합격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과감히 투자하시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