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이 5월이었는데, 꽤 오랜만에 돌아오네요 ㅎㅎ 최근엔 주로 미술작품 스크랩만 해 오다가 오늘 큰맘먹고 써 봅니다.
이 포스팅 하나만 보시면 추천서 받는 법과 추천서 쓰는 법 및 무료 템플릿까지 얻어가실 수 있도록 준비해봤습니다.
1. 미국 대학원 추천서, 어디에서 어떻게 뭘 하라는 건가?
저도 맨 처음에 이게 궁금했습니다. 요새는 이메일로 추천서를 받는다더니, 뭐가 어떻게 이루어진다는 건지 너무 와닿지가 않아서...
그런데 막상 해 보니 요청하는 것이 제일 쉬운 단계더군요.... 흐으... 으하하하하하 그때의 멘붕이 생각나는군요 얼마나들 떨리실지
미국 대학원 원서(=대부분 웹사이트 신청서작성)를 쓰다 보면, 어느 단계에 이르러서는 추천해줄 사람을 쓰라고 합니다.
** 주의: 학교별, 그리고 전공에 따라서 교수를 1명 꼭 넣어야되고 같이 일한사람 넣으라는 등 상세한 요구사항이 있는 경우가 있으니 꼭 읽어보고 나서 누구에게 추천서 받을지 구상부터 하고 나서 실제 요청을 하기를 추천드립니다.
예전에는 실제로 종이로 인쇄하여 서명한 실물을 요구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요새는 대학들도 약아져서 (?)
electronically 즉 전산으로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 되었습니다. 전 이게 맞다고 봅니다. 예전보다 훨씬 가짜 추천서 제출 비율이 줄겠죠. 추천자의 professional한 회사/학교 이메일 주소까지 해킹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보통 입력해야 하는 항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이름 : 성, 이름을 영문으로
(예: Hyori Oh)
2. 이메일 주소 : 여기로 추천서 업로드/작성 링크를 보내줍니다.
(예: hyori.oh@samsung.com)
3. 당신과의 관계 : 주저리 ㄴㄴ 간단히 쓰시면 됩니다.
(예: Former boss 이전 상사, Boss 현재 상사, Professor 교수님, Mentor 선생님/학원쌤)
4. 보낼 메시지 : 지원학과 / 추천 요청 / 요청배경
원서 작성을 앞두고 우리는 모두 겁쟁이가 됩니다. 추천서 올리는 사람의 메일함에 본문으로 와 있을 내용이니까요. 전 (영어로) 정성스럽게 썼습니다. 왜냐구요? 이것도 원서의 일부로써 제출되어 그들의 리뷰 화면 상에 나타날 수 있으니까요... 자연스럽게 어디에 지원하게 되었고, 같이 오래 일을 했든, 내가 제자였든지간에 OOO하시니 추천해 달라고 써주세요.
(예: 안녕하세요 쌤 지난 주에도 말씀드렸던 MICA 추천서 요청드립니다. 저는 OOO한 경험과 시각 언어, 그리고 표현하는 행위에 대해 무한한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의 업무적 그리고 비업무적 경험을 바탕으로 MFA Illustration Practice 과정에 도전해 보려 합니다. 추천서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 추천서 써줄 사람은 누구로 하는 게 좋나?
사람마다 다르지만... 그냥 깔끔하게 아래 2개 경우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모든 사람이 A나 B에 들어갑니다.
(A) 학부 졸업한지 3년 이하 : 교수님 2 / 직장 1
(B) 학부 졸업한지 3년 초과 : 직장 3 / 직장 2 교수님 1
저의 경우는 학부 졸업한지 거의 10년이 되어가는 차에... 연락도 하지않던 교수님은 그렇고,
- (직장 1) 특허 업무로 저와 밀접하게 같이 일하던 분
- (직장 2) 마찬가지로 밀접하게 같이 일하시던 바로 직전 그룹장님
- (학원 1) 저를 1년 넘게 가르쳐 주신 미술학원 선생님
이렇게 3통을 요청드렸습니다. 다행히도 다들 저와 저의 장점을 잘 이해해 주시던 분들이라 선방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눈치가 보여 상사에게 받기 힘드시다면... 학원에 등록 하시든지 아니면 교수님들을 지금부터라도 자주 찾아뵙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대학 교수님들이 추천서에 생각보다 협조적이고 우호적이신 분들이 많다고 들었으니 용기를 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첫 번째로 요청한 분들이 시간이 안된다든지 모르겠다든지 하는 경우를 대비하여, 예비 후보군을 만들어 두시는 것도 필요합니다.
저의 남편의 경우, 추천서 써주시기로 되었던 분이 잘 써주다가 중간에 출장을 가시게 되어 갑자기 다른 분으로 어렵게 요청했는데, 다행히도 그분이 남편이 예전에 썼던 글을 교정/검수해주신 인연으로 얘가 이런 분야의 칼럼도 내고 활발히 활동한다 이런식으로 써주셨습니다. 누구를 투입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평소에 자신이 하던 활동 위주로 어떻게 해서라도 스토리를 만들 수 있으니, 본인의 활동을 침착하게, 침착하게 돌아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믿었던 추천서 소스가 하나 끊기자 남편이 어찌나 멘붕이었던지 캄다운 시키느라...
3. 추천서 요청 시 양식
이메일 보낼 때 다들 너무 텍스트로 써야 한다는 압박이 있으실 지 모르겠는데... 받으시는 입장에서는 백퍼 빨리읽히고 요점파악이 잘 되는 게 좋을 겁니다.
0. 추천서 부탁드릴 분들께 사전 연락 및 찾아뵙기
문자나 전화, 찾아뵙기 등 상대에 따라 적절히 인사를 하고 미리 언질을 준 후에 아래 과정은 이메일로 진행합니다. 저를 포함한 요새 세대들은 연락 안하다가 갑자기 하기에 손가락이 버터구이 오징어마냥 오그라들겠죠. ^_^ 그러니까 미리 계획과 연락 인맥관리를...
일본 밀크쿠키나 오설록 티백 셀렉션 1박스 들고 모교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교수님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유학을 가고 싶은지, 회사에서 일하다보니 뭐뭐를 느꼈고.... 어쩌구 저쩌고 어떤 학교에 가서 어떻게 되고싶은지 마음을 열고 말씀드리면 됩니다. 십중팔구는 그런 학생을 많이 보셨을 것이므로 연락 드리자 마자 "아 추천서 써달라고?ㅎㅎㅎ"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1. 찾아뵙거나 통화 후 공식 요청 이메일 발송
교수님/상사들도 바쁜 스케쥴 속에 추천서를 챙겨 쓰려면 생각이 안나고, 데드라인 챙기기도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찾아뵌 후 추천서 요청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메일을 한 번 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인사말 부터 하구요,
교수님 안녕하세요, 이전에 요청드렸던 추천서 작성 요청드리려 연락 드립니다. 저는 이번에 총 10개 학교에 지원을 하게 되었으며, 대부분 OOOO 과정입니다....
그리고 좀 유별난 학교나 미리 알고 있을 사항이 있으면 미리 언질을 드리면 좋죠.
포댐 대학(Fordham)의 경우, 별도로 설문조사를 한 번 더 요구할 수 있는데요, 이 부분의 경우에는 아래에도 표시해 두었지만 다시 한 번 전화를 드려 리마인더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2. 지원학교들 리스트와 데드라인
텍스트로 하셔도 되지만, 아래와 같이 표로 작성해서 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지원학교명 (총 O개) | 전공명 | 데드라인 | 비고 |
Pratt Institute | 인터랙션 | 1월 15일 | 미국 동부시간 기준 |
School of Visual Arts | 인터랙션 | 2월 1일 | |
SAIC | 순수미술 | 2월 1일 | |
MICA | 일러스트 | 1월 17일 | |
... | ... | ... | |
... | ... | ... |
3. 지원동기 등 자신의 qualifications
정중한 추천서 요청과 감사의 인사와 함께, 마지막으로 자신의 에세이, 포트폴리오, 이력서, 본인 웹사이트/블로그 링크 등을 첨부파일이나 링크로 덧붙이는 것이 좋습니다.
추천해 주시는 분도 지원자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생각으로 어느 학교에 도전하는 상황인지를 파악해야 거기에 맞는 추천서를 써주실 수 있으니까요.
추천서 요청 시 매너 3가지
1. 리마인더 드려라
바쁘게 살다 보면 까먹기 쉽상입니다. 문자/이메일/전화로 1주 전, 3일 전, 하루 전 리마인더를 드리세요!
2. 아낌없이 공유하라 - 자신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보여 드리고, 보내 드려라
본인의 작업물, 업무성과, 포트폴리오 등을 최대한 정성스럽게 메일로 공유 드리면서 거듭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면 리마인더 됨과 동시에 본인이 원하는 추천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3. 다 받은 후에는 찾아뵙고 선물 드려라
여러분이 추천서를 요청한 분들은 분명 상사/교수/선생님 등으로, 본인 사는 게 바쁘고, 어떻게 세월이 지나가는 지 모를 정도로 바쁜 분들일 겁니다. 그 시간 중에 추천서를 써 주신 분들이니 카톡 선물하기, 택배 보내 드리기, 혹은 찾아뵙기 등으로 꼭 감사를 표시하세요.
4. 만일 추천서를 "니가 써 와라" 할 경우에는?
아~~깐따라비야 개멘붕 대한민국의 수준이여... 아직까지 우리사회에는 서로의 평판에 대한 신뢰가 두텁지 않은 것인지, 추천서를 실제로 써줘야한다는 압박감이 없으신가봅니다.
"네가 초안을 작성해 오면, 내가 검수해 주겠다", "네가 작성해 주면, 내가 보고 보내겠다"
이런 식으로 피치 못하게 본인이 본인 추천서를 쓰는 난처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를 위해 제가 템플릿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무료 영문 추천서 템플릿 ⇩⇩⇩⇩
docs.google.com/document/d/1FLPPc0gmHSHSRPoJ-dCpwDp6tVXDm618C-tj21CkHvI/edit?usp=sharing
1. 어떤 관계였는지 : 이 추천서를 써주게 된 계기 그리고 추천받는이와의 관계를 써줍니다. 예를들어, 나는 OOO회사의 OOO 직책이며, 얘랑 같은 부서에서 5년 이상을 OO업무에서 일해왔다. 혹은 나는 OOO학교의 OOO교수이며, OOO클래스를 계기로 얘를 알게 되었고, 그 후 얘가 TA를 한 1년 반 하면서 잘 지냈다. 등등
2. 가식없이 짧고 솔직담백 (중요) : 왜 추천하는지를 짧고, 솔직 담백하게 써주세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극찬을 해야 진짜인 줄 알 수 있으나, 미국사람들은 형용사, 부사 활용하여 자랑을 늘어놓는 거 같은 걸 가식이라고 생각하므로, 얘는 너무나 훌륭했고 레포트를 써서 냈는데 어찌나 쩔든지... 이런건 지양하시는 게 좋습니다. 솔직 담백하게.
3. 실제 에피소드/실적/경험위주 : 뭐...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 교수님이나 상사와 같이 진행한 일 같은 것에서 느낀 걸 써주셔야지... 그냥 아무 근거없이 무슨 가정통신문 및 우리나라 생활기록부마냥 극혐 얘는 참 밝고 교우관계가 좋고 활기차고 하면... 노답 당연히 설득력이 없겠죠. 얘는 회의에서 시각적인 자료를 늘 잘 만들어 와서 항상 빠르게 설명이 끝나고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든지, 얘가 수업끝나고 찾아와서 질문을 굉장히 많이 했기에 대화를 하는 시간이 자주 있었고, 이 분야의 최신 동향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 나 또한 즐거웠다. 교수인 나에게 OOO를 써가지고 와갖고는 리뷰를 요청했고, 나또한 그런 걸 리뷰하며 자극을 받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너무 극찬?이지만 뭐 그런 일이 있었다면 좋겠죠 이런 식으로요...
제가 공유할 수 있는 정보는 여기까지인거같네요. 부디 양질의 추천서를 잔뜩 싣고 미국대학원 문 두드려 보시길 희망합니다.
여러분, 힘내세요. 절대 중간에 비생산적 멘붕의 시간이 오도록 허락하지 마세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그리고 답은 여러분 안에, 그리고 여러분의 손가락 안에 (검색능력), 그리고 부지런함 안에 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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