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루카 10,42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라는 주제로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루카 복음 10장 42절의 말씀인데, 먼저 영화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조 블랙의 사랑’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아주 좋은 영화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부분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미디어계의 재벌인 빌 패리쉬라는 회장 (안소니 홉킨스) 은 경쟁사와의 합병 문제로 심각한 위기를 맡게 되며, 또한 자신에게 죽음이 가까이 오고 있다는 불길한 예감도 함께 찾아옵니다. 빌 패리쉬에게는 두 딸이 있는데 큰딸은 백수건달에게 시집가서 남편을 회사 이사로 만들었지만 전혀 주제 파악이 안 되는 친구며, 둘째 딸은 의사인데 회사의 유능한 간부와 연애 중입니다. 어느 날 출근하는 비행기 안에서 아빠가 둘째 딸에게 그런 말을 합니다.
“정열적인 사랑을 해 봐라. 사랑은 정열과 집착이다. 그 사람 없이는 못 사는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깊은 사랑을 안 했다면 산 게 아니다.”
(…) 다시, 영화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아빠가 드디어 저승사자와 함께 이승을 넘어갈 때 아무도 눈치 못 채는데 둘째 딸만은 저승으로 넘어가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뛰어갑니다. 큰딸도 모르고 둘째 딸만 바라봅니다. 왜 그랬죠? 사실은 둘째 딸이 누구보다 아빠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것을 봅니다.
성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요한 복음 12장에 보면, 과월절을 앞두고 예수님이 마르타의 집에 다시 들르셨을 때 마르타는 여전히 시중을 들고 있었고, 마리아는 매우 값진 순 나르드 향유 한 리트라를 가져와서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카락으로 그분의 발을 닦아 드립니다.
이걸 보고 유다가 불평을 터뜨립니다. “어찌하여 저 향유를 300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 그때 300데나리온이라면 현재 시가로는 500만 원이 훨씬 넘습니다. 이처럼 엄청나게 비싼 것을 한 사람의 발에 붓다니, 돈이 너무 아깝고 마리아가 바보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때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 무슨 날이라고 했죠? 장례 날!
장례가 뭡니까? 예수님이 이제 곧 죽어 저승으로 넘어가실 긴박한 상황입니다. 이때 제자들은 전혀 눈치를 못 채고, 그저 ‘한자리’ 해 먹을 궁리만 하는데, 오직 마리아만 예수님의 장례를 준비합니다. 왜 마리아만 알까요? 마리아가 누구보다 예수님을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 ’꼭 필요한 한 가지’ 그리고 ‘참 좋은 몫’은 무엇인가? 뭐죠? 이것은, 주님께서 가장 원하시는 ‘바로 그것’입니다. 술을 원하실 땐 술이 필요한 한 가지며, 십자가를 원하실 땐 십자가를 짊어지는 것이 참 좋은 몫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만 채워 드리면 만사가 오케이지만, 이것이 안 되면 백날 기도하고 백날 봉사해도 헛된 것이 됩니다. 오히려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하시며 주님의 꾸지람을 들을 것입니다.
그럼 무엇이 주님의 뜻인가? 이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그 뜻을 찾기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절대로 쉬운 것이 아닙니다. 어느 땐 밤새 기도하며 찾아도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러셨습니다.
겟세마니에서 예수님이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라고 하시면서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 가게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십니다. 예수님도 두려우셨습니다. 그래서 밤새도록 제자들에게 왔다갔다 하시면서 번민하십니다. 나중엔 예수님이 덧붙이십니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바로 이겁니다!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 하십시오.” 이것이 필요한 한 가집니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눈물과 수고와 아픔이 필요합니다. 그 눈물과 땀과 수고와 아픔이 바로 나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누군가 아버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면 그건 참 부러운 것입니다. 행운아는 그래서 고생이 많지만, 그는 그것을 고생스럽다고 하지 않습니다. 특권이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때는 울면서도 기쁘고 고생하면서도 재미있습니다.
유치하게 “이거 해 주세요.” 저거 해 주세요.” 하는 기도는 하지 않습니다. 아니, 필요가 없습니다. 사람이 그런 것 같습니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을 위해 뭔가 고생하며 도와주고 싶어 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님을 위해 뭔 수고를 하겠다는 의지 그 자체가 주님께 큰 영광이 되어 내게 축복이 된다는 것입니다. 내가 이것저것 소망을 말하지 않아도 그분이 다 아시고 해결해 주십니다.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그 한 가지를 찾기 위해 날마다 수고하며 기뻐합시다. 아멘
출처 : 강길웅 신부의 은총 피정 - '사랑하는 만큼 기다리는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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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만큼 기다리는 만큼 | 강길웅 | 생활성서사 - 예스24
강길웅 신부의 피정 강론집. 요한 21장 6절, 마르 10장 51절, 시편 51장 5절 등과 설교 4편이 수록되어 있다.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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